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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산라이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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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강의 끝나면 다음꺼 토픽을 정해야 하는데 깜빡하고 안썼네요.
아마 돌연변이에 관한 게 두세편정도로 나눠서 올라갈거예요. 분량이 하도 그지같아서 한번에 설명하면 여러분 머리 펑하고 터져요.
1. 돌연변이란?
헐크 아세요 헐크? 왜 그 열받으면 옷 찢으면서 초록색 거인 되는 걔. 갸도 뮤턴트죠? 방사능 쬐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후천적이죠.
쟤 친척이 쉬헐크인데 헐크 피 수혈받고 저렇게 됐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각설하고... 그럼 돌연변이란 뭘까요?
돌연변이는 '기존의 염기서열(DNA죠)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2. 돌연변이의 영향은?
사실 이게 엄청난 나비 효과를 불러오는 현상인데 픽션때문에 사람들이 잘 몰라요.
현실에서 돌연변이 걸린다고 울버린 되는 거 아니고요. 님들 죽어요. 병걸려서.
응? 염기서열이 바뀌는데 왜때문에 병에 걸려요? 라고 한다면...
자, 제가 예전에 유전자가 기능을 하려면 DNA가 mRNA로 전사된 다음 그걸 또 아미노산으로 줄줄이 번역하고 접는다고 했죠?
네. 센트럴 도그마예요. 그런 원리로 DNA에서 단백질을 뽑아내는 거고... mRNA의 염기 세 개씩을 묶어서 코돈이라고 하고, 거기에 해당하는 아미노산을 데려와서 줄줄이 사탕을 만드는거예요. 그리고 이 아미노산들은 궁뎅이에 따라 성질이 다 달라서 어떤 애들은 극성을 띠고 있고, 어떤 애들은 극성은 없지만 친수성이 있고, 어떤 애들은 아예 물을 싫어해요.
염기 하나가 바뀌면 염기가 지정하는 아미노산이 바뀌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단백질 접힘이 바뀌거나 원래 나와야 하는 크기대로 안 나와요.
3. 돌연변이의 종류
사실 위에서는 염기 하나에 따른 영향만 얘기했지만 이것도 나름 스케일이 큰 돌연변이가 있습니다.
우리 몸 속 DNA가 어떤 형태로 보관되고 있죠? 그렇죠. 히스톤으로 꽁꽁 싸서 그걸 또 말아서 염색체의 형태로 보관하죠?
그 염색체 단위로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일단 아주아주아주 작은 스케일인, 염기 단위로 일어나는 돌연변이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3-1) 염기 단위로 일어나는 돌연변이
염기가 바뀌는 건 뭐... DNA가 화학 물질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일상다반사긴 합니다. 'ㅅ' (수선기작이 다 있으니 안심하세요)
염기가 바뀐다고 해서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고 그래요. ㅇㅅㅇ
-point mutation: 이건 정말 개미 뒷다리 발톱 때만큼의 규모를 가지는 돌연변이입니다. 사람의 염색체당 염기가 몇천만개인데 거기서 염기 하나 '바뀌는' 수준이죠. 정말정말 미미한 차이입니다. 그리고 이 점변이에도 하위 카테고리가 존재해요.
1) silent mutation: 염기가 바뀌긴 바뀌었지만 별 효과가 없는 돌연변이입니다. 즉 염기 서열은 바뀌었지만, 그로 인해 변경된 코돈이 동일한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경우를 말해요. 코돈은 64개인데 그 중에 3개가 종료이고, 아미노산은 20개라 몇 개의 코돈이 한 종류의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2) missense mutation: 염기가 치환됨으로 인해 코돈이 지정하는 아미노산이 '달라'지는 경우입니다. 그래도 같은 카테고리(비극성-비극성이라던가)면 그나마 좀 낫죠. 비극성 아미노산이 와야 되는데 라이신이나 글루탐산같은 거 오면 망합니다.
3) nonsense mutation: 염기가 치환됨으로 인해 종료 코돈이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리보솜은 종료 코도늘 보면 짤없이 번역을 종료하기 때문에, 이 경우 원래 만들어저야 하는 단백질에 비해 크기가 작아지겠죠.
-insertion/deletion: 염기가 첨삭되는 돌연변이입니다.
ATGGGTCTA라는 시퀀스가 있다고 했을 때, insertion은 ATGGCGTCTA <<이런 식으로 중간에 염기 하나가 끼어들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deletion은 반대로 ATG(?)GTCTA <<염기 하나가 빠져버리는 걸 말해요.
염기 하나가 바뀌어도 코돈이 바뀌고 아미노산이 바뀌는데, 당연히 이런 경우라면? 바뀝니다. 바껴요.
하나가 첨삭되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염기가 여러 개 삭제되거나 합니다.
point mutation, 그러니까 점변이는 첨삭과 달리 염기 하나가 더 생기거나 없어지는 게 아닌 기존의 염기가 다른 걸로 '바뀌는'걸 말합니다.
3-2) 염색체 단위로 일어나는 돌연변이
이제 좀 스케일이 커졌습니다. 염기 수백개, 수천개까지도 움직입니다.
-duplication: 똑같은 유전자가 콘트롤 씨+콘트롤 브이가 됐습니다. 아 망했죠.
-deletion: 유전자 단위로 염기가 후두둑 빠졌습니다. (원래 길이보다 짧음)
-inversion: 염기가 까꾸로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잘 이해가 안 가실텐데, DNA는 5번 탄소의 인산기부터 시작해서 3번 탄소의 수산화기까지 가는 시퀀스가 제대로 된 시퀀스입니다. 근데 이게 까꾸로 들어가는 거예요.
-insertion: 염색체도 첨삭 변이가 당연히 있습니다. deletion은 유전자가 빠지는거지만 insertion은 남의 집(다른 염색체) 유전자가 들어오는 걸 말합니다. 염색체의 첨삭은 스케일 답게 다른 염색체와 지지고 볶습니다.
-translocation: 염색체 두 개의 팔이 서로 위치를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가장 유명한 예가 필라델피아 염색체.
3-3) 스케일 불명
-transposon: 이건 좀 특이한건데 유전자가 이사 다니는겁니다.
자, 자. 여름철에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가끔 찰옥수수같은 거 팔죠? 그 때 옥수수를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하얀 옥수수 노란 옥수수 까만 옥수수... 이렇게 낟알이 한가지 색으로 통일된 것도 있는 반면 얼룩얼룩한 옥수수도 있죠?
얼룩얼룩한 옥수수를 만든 주범이 이 놈입니다. 이 현상은 바바라 맥클린톡이라는 분이 발견하셨어요.
근데 이게 왜 이사를 다니는지는 모르겠는 부분입니다. ㅇㅅㅇ
4. 돌연변이의 예-필라델피아 염색체와 겸형 적혈구 빈혈증
4-1) 겸형 적혈구 빈혈증
음... 일단 이걸 예라고 했는데... 좀 설명하기 쉬운 겸형 적혈구 빈혈증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 적혈구는 동글납작한 모양입니다. 그게 세포에 핵이 없어서 그래요. 약간 작은 접시같은 걸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튼... 이 동글납작해야 하는 적혈구가 겸형이네? 그래서 빈혈증이 왔대? 근데 원인이 돌연변이라고요? 이게 뭔 소리여???
여기서 '겸'은 한자인데 낫 겸(鎌)자를 씁니다. 그러니까 동글납작움푹해야 하는 적혈구님께서 낫 모양이 된 거죠.
이 원인이 왜 돌연변이냐고요? 그야 헤모글로빈 시퀀스에 변이가 일어나서 그렇게 된 거니까요.
GAG가 GTG로 바뀌면서 글루탐산이 발린이 되어 버리는 바람에, 헤모글로빈이 똑디 못 만들어지고 낫 형태의 적혈구가 나오게 되는 겁니다.
4-2) 필라델피아 염색체
글리벡이라고 하는 약이 있습니다. 아 이건 먹을 일 없는 게 좋아요. 백혈병 약이라...;;
글리벡이 왜 나오냐고요? 그야 이거랑 관련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염색체 팔이 이렇게 바뀌는 게 translocation입니다.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Philadelphia_chromosome#/media/File:Schematic_of_the_Philadelphia_Chromosome.svg)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병의 원인이 바로 이것입니다.
9번 염색체와 22번 염색체 사이에 translocation이 일어나면, 9번 염색체의 ABL1(유전자 이름입니다)과 22번 염색체의 BCR이 파이널 퓨전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백혈병에 걸리게 됩니다. 그리고 글리벡을 먹어야 하는 거죠.
그 다음으로 돌연변이와 가장 관련있는 건 '암'입니다.
5. 암이 돌연변이랑 관련 있다고요?
에헴. 일단 암의 원인이 상당히 다양하죠? 유전에 식습관에......
그런데 암이 일어나는 매커니즘은 비슷합니다.
우리 몸 속에는 암과 관련해서 두 가지의 유전자가 있습니다. 첫째는 암이 발생되지 않도록 암을 억제하는 억제자, 두번쨰는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그러니까 억제자는 세포가 분열할 때만 분열하고 때가 되면 죽도록 도와주는 도우미? 겸 암유전자 억제책 역할인거겠죠.
그리고 저 두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유전자(+매커니즘)들이 또 있습니다.
자, 그럼 여기서 암과 돌연변이가 무슨 관계일까요? 간단합니다.
1) 암 억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다+암 유발 유전자를 억제하지 못한다
2) 암 유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다+암 억제 유전자가 억제하지 못한다
3) 1+2(둘 다 돌연변이)
유전자 조절 인자까지 들어가면 가짓수가 더 많아집니다.
1) 암 억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인자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암 억제자의 발현이 저하된다
2) 암 유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인자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암 유발 유전자의 발현이 훅 올라간다
얘네가 포함되거든요.
하지만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인자의 발현을 조절하고 조절하고 또 조절하고... 우리 몸에서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은 이렇게 단계단계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억제자/유발자 두 종류가 있다고 했는데 억제자 하나가 여러 개를 억제하는 경우도 있고, 억제 유전자의 종류도 상당하고요. 그래서 아주 약간 변이원에 노출되는 정도로는 암에 걸리지 않지만, 이런 게 누적되고 누적되서 어느 한쪽이 뻑나면 망하는겁니다.
그리고 담배에 그런게 많이 있으니 담배 끊으라는 얘기가 나오는겁니다. (사실 술도 그래서 적당히 해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변이원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