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
- 국내산라이츄
- 조회 수 1370
실로 오랜만이네요 ㄷㄷ
오늘의 주제는 메탄올과 에탄올입니다. 'ㅅ'
일단 둘 사이의 공통점이라면 탄화수소 골격이 있고... 알콜이고...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유독하지만 널리 쓰인다는 게 있겠네요.
1. 탄화수소
대충 이런 겁니다. 알칸 알켄 알킨 사이클로알칸 사이클로알켄 등등등... 유기화학에서 주로 다루는 겁니다. 저건 메탄... 그러니까 우리 방구에 들어있는 그거고요... 메탄올은 저기서 수소 하나가 수산화기로 바뀐 거예요.
2. 메탄올과 에탄올
메탄올과 에탄올은 탄소가 하나냐 두개냐가 다릅니다. 빵댕이에는 기본적으로 수산화기가 붙어있어야 알콜이라고 부르거든요. ㅇㅅㅇ
하지만 둘은 탄소 하나 달린 것 치고는 상당히 다릅니다. 아니 물리적 성질은 나도 모르겠고... (궁서체)
에탄올의 경우 중간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술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아요. 특히 폭음. 그리고 메탄올... 마시면... 여러분 취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실려가... 진짜 실려가... 염라대왕 면담합니다... 살아남는다 쳐도 앞을 못 봐요... 병에 친절하게
이런 표시 있다 그죠? 저건 GHS 아이콘들 중 하나인데 독성이 있다는 표시입니다. 그러니까 병에 저거 그려져 있는데 먹으면 죽어요. 다른 아이콘도 있긴 있습니다. 9갠가 돼요. 'ㅅ' 물론 에탄올 병에는 공업용 아니면 저런거 안 붙어 있습니다. 공업용 에탄올에는 불순물이 많다능 ㅇㅅㅇ
3. 메탄올의 독성
에탄올과 메탄올은 각각 위의 과정을 거쳐서 대사가 됩니다. 자 그럼 여기서... 아세트알데히드가 발암물질이라 폭음은 좋지 않다고 했는데... (아세트산은 식초입니다 식초) 메탄올 저거 뭐야? 어??? 포름알데히드??? 옆에 폼산? 포름알데히드는 여러분도 새집증후군 어쩌고 해서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ㅅ' 근데 폼산 저거 뭐임? 이라고 하신다면 폼산은 개미산입니다... 개미한테 물리면 따끔한 이유도 이 놈 때문이예요. 대사산물 중간에 네임드 있다 그죠?
포름알데히드는 동물의 조직을 고정할 때 주로 쓰이는데, 단백질을 변성시킵니다. 라이신이나 알기닌같이 아민기가 빵댕이에 달린 아미노산들을 타겟으로 하는데, 찰칵 하고 단백질을 변성시켜서 조직을 고정시키는거죠. 수용액은 포르말린이고 다량체가 되면 파라포름알데히드라고 부르는데 요즘은 파라포름알데히드 수용액으로 조직 고정을 많이 해요. 포르말린에는 포름알데히드가 파라포름알데히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메탄올이 약간 들어가 있는데, 이 메탄올이 후속 실험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거든요. 물론 다량체, 그러니까 파라포름알데히드 형태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 하기 때문에 물에 녹여서 씁니다. 녹이는 방법이 좀 빡세긴 합니다...
메탄올과 에탄올 모두 저 경로를 거쳐서 사람의 체내에서 대사가 됩니다. 그럼... 이 시점에서 위에서 제가 했던 말을 상기해봅시다... 살아남더라도 실명이라고 했는데 대체 왜 실명인가요? 그건 메탄올의 대사 산물인 포름알데히드와 폼산의 타겟이 안구이기 때문입니다. 안구는 내부가 유리체로 채워진 물풍선과 같은 형태입니다. 그리고 쟤네... 물이 녹아요... 거기다가 레티놀까지 계셔? 레티놀이 또 알콜이야? 산화까지 아주 잘 되셔...? 안구만 타겟으로 하면 사람은 안 죽나요? 아뇨...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수분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포름알데히드는 동물의 조직 내에 있는 단백질도 변형시키지만 사람 단백질도 변형시킵니다.
메탄올을 먹었을 때 응급처치로 도수가 센 알콜을 먹이거나 소독용 에탄올에 물을 타서 마시는 이유는 체내 대사 우선도가 에탄올>메탄올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세상천지에 저거보다 위험한 물질도 많죠. 사린가스라던가 탈륨이라던가 방사능 홍차라던가... 근데 걔네는 일단 구하기가 빡셉니다. 방사능 홍차에 들어가는 폴로늄은 정말 완전 가격이 비싸서 이건 전 재산이 만수르급이 아니면 구하기가 힘들어요. 대신에 폴로늄은 섭취하는 순간 알파선이 나와서 세포고 뭐고 다 부숴먹기때문에 독성은... (끄덕) 그리고 탈륨의 경우 탈륨 및 탈륨 화합물은 화관법에 의해 취급 금지 물품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저걸 사려고 하면 시약 판매하는 업체에서 거절합니다. 유해화학물질을 다뤄도 된다는 허가가 있어야만 저걸 구할 수 있어요. 근데 메탄올은 유독한 주제에 주변에 넘쳐나죠... 당장 알콜램프 연료가 메탄올이예요.
참고로 무수 에탄올(실험실에서 쓰는 absolute ethanol 99% 이상)은 우리가 흔히 맡아 본 술 냄새가 나고, 메탄올은 그냥 냄새만 맡아도 아 이건 먹으면 X되는구나 싶은 냄새가 납니다.
4. 술에 취하는 원리
우리 몸 속에는 신경전달물질이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아, 아드레날린처럼 신경전달물질+호르몬 투잡 뛰는 애들도 있어요.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바로 GABA입니다. 감마-아미노뷰트르산이라고도 부릅니다.
- Amino acids: glutamate,[6]aspartate, D-serine, γ-aminobutyric acid (GABA),[nb 1]glycine
- Gasotransmitters: nitric oxide (NO), carbon monoxide (CO), hydrogen sulfide (H2S)
- Monoamines: dopamine (DA), norepinephrine (noradrenaline; NE, NA), epinephrine (adrenaline), histamine, serotonin (SER, 5-HT)
- Trace amines: phenethylamine, N-methylphenethylamine, tyramine, 3-iodothyronamine, octopamine, tryptamine, etc.
- Peptides: oxytocin, somatostatin, substance P, cocaine and amphetamine regulated transcript, opioid peptides[11]
- Purines: adenosine triphosphate (ATP), adenosine
- Catecholamines: dopamine, norepinephrine (noradrenaline), epinephrine (adrenaline)
- Others: acetylcholine (ACh), anandamide, etc.
(출처: 위키피디아 Neurotransmitter)
이게 다 신경전달물질입니다. GABA는 아미노산으로 분류되어 있고 어쨌든 아미노기와 카복실기는 갖고 있으니 패스 그 외에도 모노아민이나 단백질, 퓨린도 많이 보이는데 ATP가 거기서 왜 나와요? 미토콘드리아는 사실 세표 경제계의 거물이었던 것이다 여튼 이 중에서도 GABA는 억제 신경전달물질이고, GABA가 리셉터를 건드리면 진정되는겁니다. 에탄올 역시 이 리셉터에 작용합니다. 설마 아직까지 우리가 마시는 술이 에탄올인 줄 몰랐던 분은 없겠죠?
5. 술을 마시다 보면 주량이 늘어나나요?
결과적으로는 그럴 수도 있는데 기대는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주량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는 아세트알데히드 탈수효소입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숙취의 원인이기도 하니, 빨리 아세트산으로 바꿔서 그걸 또 물과 이산화탄소로 바꿔야 하니까요. ㅇㅅㅇ 이 효소의 유전자에 따라 GG, AG, AA로 나뉘는데(구아닌 둘, 구아닌/아데닌, 아데닌 둘) GG면 숙취따원 없이 아세트알데히드가 LTE의 속도로 대사되는 반면 AA면 술은 그냥 못 한다고 봐도 됩니다. GA는 중간이예요. 이 효소의 유전자 염기서열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거라 얘가 뭐 늘어난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 다른 요인의 변화에 의해 주량이 늘어날 수는 있습니다....만, 효과는 미미합니다.
그 외에도, 알콜에도 알러지가 있는 경우가 있으니 어쨌든 술을 강권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GHS에 대해 알아봅시다. 'ㅅ'
추천인 1
작성자
댓글 14
역시 비행기는 G시리즈죠!
메탄올과 에탄올에 대한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저도 한 때 위드마크 공식을 열심히 공부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메탄올은 망막(retina)을 포함한 안구 뿐만이 아니라 시신경(optic nerve)에 데미지를 주기 때문에 위험하죠 ㄷㄷ
그럼 즐거운 초복과 주말 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