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 국내산라이츄
- 조회 수 1095
네 여러분 접니다...
주 1회 하기로 해놓고 깜빡깜빡하네요...
사실 게임하느라 바빴음
오늘은 풀때기에서 어떻게 돌연변이를 만드는지에 대해 알아볼겁니다.
일단 돌연변이를 만드는 방법이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변이원을 끼얹어서 랜덤으로 돌연변이체를 만드는 거고 다른 하나는 아그로박테리움 튜메파키엔스라는 균을 이용해 형질전환을 하는 겁니다. 후자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1. 변이원-에틸메탄설포네이트
(이게 원래 분자구조고요-출처: 위키피디아 ethyl methanesulfonate)
(본인의 모에화 버전입니다... 이거 텀블러 속지예요)
줄여서 EMS라고는 하는데 줄임말 치면 우체국 EMS가 뜨니 그냥 풀네임 치세요.
분자는 대충 저렇게 생겼고 변이원으로 역할하는 부분은 저 머리 꼭대기에 있는 메틸기입니다. 머리에 있는 메틸기를 구아닌에 붙였다가 지지고 볶는 과정에서 G:C 결합이 A:T 결합으로 바뀌게 되는 거죠. 염기 하나를 바꾸는 거기 떄문에 점변이를 유발하고요... 변이원을 끼얹어서 돌연변이를 만드는 건 복불복이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도 silent mutation이거나 다른 이유(예를 들자면 치사성 유전자라던가)로 발현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치사성 유전자...라는 건 다른 게 아니라, 이 생물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것들을 말합니다. 뭐, 액틴이라던가... 식물체의 경우에는 엽록소도 있겠죠? 그런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lethal이라고 하는데 그거 뻑나면 아예 죽습니다. 왜, 잡곡밥 할 때 씻다 보면 물에 둥둥 뜨는 곡식이 있을 거예요. 그런거 만져보면 속이 좀 비어 있죠? 네, 쭉정이라고 하죠.. 식물체는 lethal한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2세가 쭉정이가 돼서 번식 자체를 못 합니다. (아니면 아예 생육이 불가능하거나)
그냥 이런 거죠... (주륵)
아, 동물이요? 동물의 경우에는 lethal한 경우 그냥 사산됩니다. 혈우병이 그 예이죠.. 반성 유전의 예이기도 합니다. 남성의 경우 혈우병 보인자가 없는 대신 정상/환자, 두 개로 나누게 되고 여성의 경우에는 정상/보인자/환자 이렇게 세 개로 나누게 됩니다. 남자는 왜 보인자가 없냐고요? 그건 유전자형이
남성-XY/X'Y
여성-XX/X'X/X'X'
이렇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경우 한 쪽에 결함이 있으면 다른 한 쪽에서 때워주기 때문에 보인자가 있는 겁니다. 우리 몸 속의 염색체는 한 쌍(성 염색체의 경우 남녀가 다르죠)이 있지만, 두개가 다 일하는 게 아니라 한쪽은 일하고 한쪽은 쉽니다. 그런데 성 염색체는? 여성의 경우 X염색체가 두 개지만 남성은 X, Y 하나씩이죠? 여담이지만 그래서 여성에게'만' 바소체가 존재하는 겁니다. 남성의 경우 두 개의 성 염색체가 다 일을 해야 하는 반면, 여성은 한쪽은 일하고 한쪽은 놀기 때문이죠.. 즉 바소체는 놀고 앉아있는 X염색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시 혈우병 얘기로 돌아와보자면... 여성의 경우 세 가지 형태가 있다고 했는데, 혈우병 관련 유전자가 끝의 X'X'가 되면 뱃속에서 죽습니다. 사실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생물학에는 100%가 없기 때문에 X'X' 유전자를 가지고 매우 드물게 무사히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2. 그럼 돌연변이체는 어떻게 만드나요?
저는 애기장대에서 실험을 진행했는데 모델 식물 중에는 외떡잎식물... 쌀도 있습니다. (쌀 키우는거 우리 농사짓는 거랑 똑같긔)
위에서 썼듯이 EMS를 이용한 돌연변이 유발은 복불복입니다. 그래서 종자에 처리할 때 양이 좀 많은데, 애기장대의 경우 종자 40000개 정도를 합니다. (그 무게가 대충 1g인가 그래요) 사실 애기장대 종자 크기가 워낙 작은데다가 그거 일일이 세다간 여러분 눈과 대뇌가 파업을 할 수 있으므로, 연구자들은 종자의 무게가 이 정도일 때 갯수가 몇 개이다... 이런 식으로 계산합니다. 진짜 셌다간 눈알 빠져요. 참고로 애기장대 종자 크기가 어느 정도냐면요...
. <<이 정도입니다. (쭉정이가 저거 반만함)
애기장대에 EMS를 처리할 때는 주의사항이 몇 가지 있는데...
첫째: EMS는 사람에게도 해롭기때문에 반드시 퓸 후드가 있어아 합니다. 퓸 후드라는 건 여러분 주방에 있는 환풍기 비슷한 역할을 하는 건데, 후드 안에 쌓이는 유독 가스들을 밖으로 빼 주는 역할을 해요. 그러니까 환퐁기의 인큐베이터 버전? 그렇게 보면 편합니다. EMS 처리가 종자에 EMS 끼얹고 끝! 이 아니라 16시간 정도 흔들면서 해 주는 건데(흔들어 주는 기계도 있어요), 그 작업이 퓸 후드 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둘째: 버릴 옷을 입고 하세요 중무장을 해야 합니다. 가운 당연히 필수고요, 손에 장갑 필수고요, 악세사리 착용 금지(묻으면 버려야 함)예요. 저게 변이원이라고 했는데, 풀때기한테만 해로운 게 아니라 만물에게 해롭습니다... 즉 여러분도 저거 잘못 쐬면
이렇게 됩니다.
셋째, EMS가 묻은 것은 NaOH(양잿물 혹은 수산화나트륨)에 담근 다음 처리를 해야 합니다. EMS가 거기에 약하대요.
3. 돌연변이체의 선별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사실 저도 이 부분은 안 해봤는데...
일단 돌연변이체나 형질전환체에는 세대의 일련번호가 있습니다. 변이원을 처리하거나 균을 접종한 것이 0세대고, 그 앞에 변이원 처리한 것은 M, 형질전환체는 T가 붙죠. 참고로 애기장대의 장점 아닌 장점 중 하나는 굳이 벌이나 나비가 안 오더라도 지가 알아서 씨를 맺는다는 겁니다. (사실 단점이기도 합니다)
변이원을 처리한 0세대 종자를 큰 화분에 재배한 다음, 두 달 후에 종자를 수확합니다. (애기장대 생장 두 달입니다) 이 때 중자를 4~50포기씩 무더기로 수확하게 되는데, 이게 M1(1세대)이 되는 겁니다. 이것들을 특정 조건에서 스크리닝(선별)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이 중에 옥신에 내성을 보이는 돌연변이가 있는지를 보고자 한다면 M1세대의 종자를 옥신이 있는 배지에 심게 되는 거죠. 호르몬 외에도 항생제(혹은 제초제) 내성이나 광신호 관련된 기작을 보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에틸렌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그나마 에틸렌이 제일 흔해서요. 3_3
호르몬 배지에서 자라는 식물체의 경우 일반적인 영양 배지에서 자라는 식물과 다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에틸렌의 경우 줄기가 똥똥해지고(키가 작아집니다), 뿌리가 짧아집니다. 기체인 에틸렌을 쏘이게 되면 금방 늙어버려요. 왜, 사과랑 다른 과일을 같이 두면 금방 늙잖아요? 아무튼, 1세대 식물체에서 에틸렌을 쏘였는데도 늙지 않는(?) 식물체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면 이 식물체의 어디가 문제인지 찾기 위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겁니다. 애기장대의 경우 모든 염색체가 해석이 끝나서 어떤 염색체의 어떤 부분이 뭐 관련된건지 다 나와 있으니, 그걸 토대로 하는 거죠. 이 때 진행하는 PCR이 TAIL-PCR이라는 건데, 두 쌍의 프라이머 중 한 쪽은 완전 복불복(...)이고 다른 한 쪽만 시퀀스를 알고 있는 게 됩니다. 이건 annealing temperature(프라이머가 DNA에 붙는 온도)도 랜덤으로 첫 타임을 돌린 다음에, 밴드가 보이는 것만 따로 PCR을 진행하는 식으로 합니다.
실험실에서 저거 처리까지는 했는데, 하다가 광신호로 틀어버리는 바람에 선별은 못 해봤습니다 ㅠㅠ
다음 번에는 머리도 식힐 겸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기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근데 따지고 보면 저것도 복잡시러운 게 함정